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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 제주전력지사

글 장은경 사진 이원재(Bomb 스튜디오)

제주의 봄은 찬란하다

햇살이 눈부시게 좋다. 흐드러진 벚꽃과 해사한 유채꽃이 꿈결 같은 봄빛으로 천지를 채운다.
시린 겨울의 잔영도, 코로나가 가져다준 우울도 제주의 황홀한 풍경 속으로 녹아든다.
#녹산로 #벚꽃과 유채

4.3의 역사를
보듬는
제주의 봄
그날도 이렇게 날씨가 좋았을까.
온 섬이 피로 물들던 그 날이 이토록 찬란한 날이었다니….
따사로운 햇살에 보드랍게 봄물 지핀 제주 들녘과 바다가
너무 아픈 역사를 쓰다듬는 신의 손길로 다가온다.

제주 4.3평화기념관, 4.3평화공원

1947년 3월 1일 삼일절 기념행사에서 경찰의 발포로 민간인 6명이 사망한 것이 발단이 돼 경찰의 발포에 항의하는 제주도민과 미군정, 경찰, 서북청년단 사이의 대립이 증폭됐다. 1948년 4월 3일 미군 철수, 단독선거 반대 등을 주장하는 남로당 무장대의 봉기와 이에 대한 미군정의 강경 진압이 이어졌고, 1948년 11월 17일 제주 전역에 계엄령이 선포됐다. 계속된 무장대와 토벌대의 무력충돌 과정에서 2만~3만 명에 이르는 무고한 제주도 도민들이 희생됐다.
4.3의 아픈 역사를 기리기 위해 조성된 제주 4.3평화기념관은 4.3의 역사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전시관을 꾸며놓았다.
약 11만여 평에 이르는 제주 4.3평화공원은 4.3 희생자로 결정된 14,256명의 이름과 당시 연령, 사망일을 새겨 넣은 각명비가 도열해있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위령탑, 위패봉안실 등을 둘러볼 수 있다.
흐드러진 봄꽃 명소를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4월 제주에서 꼭 한번 들러야 할 장소이다.

제주의 전력망을 펄떡이게 한다!
제주전력지사

제주 섬 전체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혈관처럼 구석구석 뻗어 있는 전력망을 책임지는 주역들이 모인 곳이 바로 제주전력지사이다.
국제적 관광지로서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며, 특히 국제회의 등 주요행사가 개최되기에 특별히 안정적 전력공급이 요구된다. Carbon Free Island 2030 정책 추진에 따라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가 급증해 제주 전체 전력 설비 설비용량의 45%를 점유한 상태여서 이에 대한 대응 또한 제주전력지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제주는 관광지로서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녔지만 태풍의 길목에 자리해 1년에 서너 번 이상 태풍이 내습하고, 재해급 기상특보가 빈발하는 등 전력망을 관리, 운영하는 이들의 입장에서는 녹록지 않은 환경이다. 실제로 최근 5년 동안 무려 8개의 태풍이 제주지역을 관통했다. 하지만 제주전력지사는 태풍 내습 전 철저한 설비 점검과 선로 인접 수목과 같은 설비고장 위험요소들을 사전에 제거하여 태풍에 의한 송전선로 고장이 한 건도 없도록 차단하였다.
그뿐인가. 네 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의 송변전 설비들은 염해에 노출되어 부식이 빨리 진행돼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제주전력지사는 설비 노후화를 예방하기 위해 옥외설비를 옥내화하는 설비개선으로 사내 제안심사에서 수상한 바 있으며, 사전점검과 적기 설비보강으로 취약한 자연 여건을 극복해나가는 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주의 구석구석에 에너지를 불어넣어 사람 살기 좋은 섬으로 만드는 숨은 주역들의 하루하루는 이처럼 분주하기만 하다. 제주에서 만나는 봄이 아름다운 또 하나의 이유다.



※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을 준수했고, 사진 촬영 시에만 마스크를 벗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