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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배려와 존경의
이름으로

남서울본부 관악동작지사
요금관리부 성지훈 대리 가족

글. 편집실 / 사진. 시월의봄 스튜디오

아버지의 퇴사는 퇴임식도 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코로나19 때문이었다. 아들은 못내 마음이 쓰였다. 40여 년을 몸담은 회사였기에, 아버지가 다니던 회사를 아들이 다니고 있기에 더욱더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아들은 소소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누나와 매형까지 동원했다. 초록이 완연한 어느 주말, 그렇게 가족은 모두 모여 카메라 앞에 앉았다. 성지훈 대리 가족의 이야기다.

왼쪽부터 누나 성정화 님, 매형 강진구 님, 아버지 성기무 님, 어머니 장계옥 님, 성지훈 대리

우리 가족만의 작은 퇴임식

아버지의 퇴임식을 기념하는 가족사진 촬영 준비는 쇼핑으로 시작됐다. 정장을 입을지, 일상복을 입을지 고민하는 일도 즐거웠다. 다 함께 메이크업을 받고 스튜디오로 향하는 차에 올라타면서 마치 소풍을 나설 때처럼 재잘재잘 이야기를 나누었다. 요사이 이렇게 신난 적도 없었다.
“아버지께서는 한전 78사번이고요. 강남전력지사에서 지중송전관련 업무를 하시다 올 3월에 퇴직하셨어요. 거의 42년간 회사에 몸담으셨는데요. 퇴임식도 치르지 못한 상황에 큰 상실감을 느끼시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회사’에서 직접 아버지의 퇴직을 기념해줄 수 있는 무언가를 받아보고 싶어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사보에 얼굴이 실리는 것에 아버지나 저나 부담을 느끼긴 했지만 오늘 이렇게 스튜디오에 와 보니,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진작가의 포즈 주문에 쑥스러워하면서도 즐거워하는 가족들을 보며 오늘의 선택에 비로소 확신이 드는 듯, 성지훈 대리는 따뜻하게 미소 지었다. 그러고 보니 3년 전 가족 여행 때도 그랬다. 어머니 환갑기념으로 모두 함께 필리핀 세부로 패키지여행을 계획했던 것. 하지만 갑자기 필리핀 IS 테러가 발생해 눈물을 머금으며 수백만 원의 위약금을 물고 예약을 취소해야만 했다. 남은 예산으로 태국 패키지여행을 떠났지만, 가이드가 누나의 카메라를 바다에 빠뜨리질 않나, 상점에서 반강제로 먹은 로얄젤리에 성지훈 대리가 알레르기로 쓰러지질 않나,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급기야 여행사에서 돌아오는 비행편을 한 달 뒤의 날짜로 예약하는 바람에, 결국 사비를 들여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연이은 악재를 수습하느라 성지훈 대리를 비롯한 누나와 매형은 진땀을 뺐다. 결코, 완벽한 여행이랄 수는 없었지만, 부모님은 즐거워하셨기에 지금은 ‘보람찬 여행’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아무리 이상한 일을 겪어도 ‘피식’ 함께 웃고 나면 즐거운 추억으로 바뀌는, 그런 마법의 주문을 품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 가족은 그런 것이 아닐까. 오늘의 이 가족사진 이벤트가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퇴임식이 된 것처럼 말이다.


행복의 기준이라는 것은 살아가면서 상황에 맞게 계속 바뀌는 것 같아요.
하지만 확실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행복은 절대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서는 올 수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제 삶의 모토는 ‘앞만 보고 살기’입니다.

우리 아들, 우리 동생, 우리 처남, 칭찬해!

“와, 이 흑백사진 정말 좋다. 다들 정말 멋있게 잘 나왔어!”
“청바지 입은 단체 사진도 좋은데? 자연스러워 보여.” 촬영된 사진을 들여다보며 가족들은 다시금 이야기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사진마다 표정이 다양하게 잡혀 어떤 사진을 액자사진으로 선택할지 모두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가족들은 이렇게 소중한 추억을 마련해준 성지훈 대리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고마움을 전했다. 언제나 가족을 생각하는 성지훈 대리의 마음을 알기에, 그에 대한 가족들의 신뢰와 사랑은 뜨겁다.
“우리 아들은 책임감도 강하고, 어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스스로 잘 헤쳐나가는 믿음직한 사람입니다. 깔끔하고 정리정돈도 잘해요.”
“동생은 꼼꼼한 스타일로 자기 할 일을 잘하는 스타일이에요. 보기에는 차갑지만 누나가 나간 빈자리를 채워주려 노력하는 모습에서 기특함을 느낍니다.”
“항상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줘서 고맙고 또 미안하죠. 늘 가운데서 제 역할을 잘 해줘서 항상 든든합니다. 처남, 앞으로도 지금처럼 잘하겠지만, 힘든 일 있으면 언제든 나와 의논했으면 좋겠어. 알겠지?”
분위기 메이커, 믿음직한 역할, 든든한 구심점이 되어주는 존재. 가족들이 성지훈 대리를 표현하는 수식어는 비단 성지훈 대리만의 것은 아니다. 마주 보며 웃는 얼굴들 속에, 이미 서로에게 이 모든 수식어가 스며있기 때문이기에.

소소한 행복, 새로운 내일을 꿈꾸며

성지훈 대리 가족의 얼굴 속에 온화한 기쁨이 깃들어 있는 이유는 ‘행복의 기준’에 대한 성지훈 대리의 대답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행복의 기준이라는 것은 살아가면서 상황에 맞게 계속 바뀌는 것 같아요. 하지만 확실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행복은 절대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서는 올 수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제 삶의 모토는 ‘앞만 보고 살기’입니다. 올려다보면 자격지심을 느끼고, 내려다보면 자아도취 하게 되니 상대적인 행복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내 안의 중심을 잘 잡고 사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가족들 역시 ‘원대한 꿈’ 같은 것은 없다고 말한다. 그저 무탈하고 평범하게, 그리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이 바람의 전부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들에게 조금은 당부해주고 싶은 게 있다. 아버지는 아들의 회사 선배이자 사회생활의 선배이기 때문이다.
“기회가 왔을 때 언제든지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실력을 다지고 항상 준비된 자세를 견지하기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 동료들과 원만하고 화목하게 즐거운 회사 생활하길 바란다.”
2016년 입사 이래, 매해 새로운 업무를 맛보며 일의 성취감과 회사 생활의 즐거움을 경험하고 있는 성지훈 대리에게 아버지의 조언은 큰 힘이 된다. 중심을 잘 잡은 채로 흔들리지 않되, 멈춰 있지 않고 조금씩 나아가는 것. 가족이 서로에게 보여준 신뢰와 배려가 성지훈 대리의 앞으로의 사회생활에서도 오롯이 펼쳐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