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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 만족 콘텐츠 체험
‘실감 콘텐츠’ 전성시대

글 강보라(문화 담당 에디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반적인 문화 산업이 침체된 지금,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을 가능케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콘텐츠가 있다. 콘텐츠 속에서 우리네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실감 콘텐츠’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아르떼 뮤지엄_GARDEN

실감 콘텐츠, 현실감을 100% 만족시키는 열쇠

셀로판지로 만든 ‘입체 안경’이 추억 속으로 살아진 오늘날, 이를 대신할 ‘실감 콘텐츠(immersive content)’가 우리네 삶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실감콘텐츠는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여 실제와 유사한 경험을 제공하는 차세대 콘텐츠를 뜻한다. 극장에서 즐기는 4D영화부터, 최근 급성장 하고 있는 AR(증강현실), 홀로그램 등이 대표적이다. 고정된 곳에서 즐기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차세대 기술은 간편한 이동성과 더불어 사람-기술 사이의 교감을 이루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3G, 4G 인터넷에서는 용량, 속도 문제로 한계가 있었지만, 5G에서는 대용량 데이터 트래픽을 수용할 수 있게 돼 실감나게 작동이 가능해지며 지난해부터 빠르게 실감콘텐츠의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물론 아직 보편화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속속 등장하고 있는 실감콘텐츠에 대한 대중의 호응도도 높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비대면) 일상화에 따라 AR 등 실감콘텐츠 산업이 비약적 성장을 일궈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감 기술의 발전, 새 시대의 콘텐츠를 만들다

4차 산업혁명 시대, 5G 시대를 맞아 우리가 즐기는 콘텐츠들은 조금씩 효과적인 실감성을 갖추어 가고 있다. 돌이켜보면 과거부터 소비자들은 끊임없이 신선한 비주얼 기술에 열광해왔다. 1895년 프랑스 뤼미에르 형제가 영상 콘텐츠 <열차의 도착>을 선보였을 때 혼비백산하여 도망친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영화’란 것이 전 세계에 퍼졌고, 1950년대 TV의 등장과 1990년대 <터미네이터>, <쥬라기 공원> 등에 처음 적용된 CG기술, 2010년대 <아바타>, <어벤저스>의 3D 기술에 대중은 열광해 왔다. 그리고 이제 2020년대엔 ‘실감 콘텐츠’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이를 가능케하는 대표적인 기술은 아래와 같다.

3D 입체 영상 기술

이 기술은 3D 영상을 화면 및 현실에 구현하는 걸 뜻한다. 이젠 360도 전체 방향에서 레이저를 쏴 완전한 홀로그램 영상을 만들어 내거나, VR 기기를 활용해 가상의 세계와 현실을 연동하는 기술이 점점 발전하고 있다. 보다 완벽하게 구현되면 완전한 실감도를 자랑하는 콘텐츠가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기술들은 공연, 광고, 전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시선 인식 기술

사람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감지하거나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이용되고 있는 시각 인식 기술도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사용자의 시선을 인식하여 관심사를 분석해 광고를 만들거나, 얼굴 표정에서 감정과 기분 상태를 파악해 효과적인 콘텐츠를 전달하는 방식도 활용되고 있다

동작 인식 기술

동작 인식 기술은 게임기나 스마트 TV 등 미디어에 적용돼 키보드나 마우스가 아닌 사람의 몸이 ‘입력 장치’가 되는 것을 뜻한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톰 크루즈가 투명 디스플레이 위에서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면서 정보를 수집하는 모습이 곧 실현화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음성인식도 동작 인식 기능의 한 종류다.

인기만점! 대중 마음 사로잡은 ‘실감 콘텐츠’

아르떼 뮤지엄
몰입형 미디어아트

지난해 제주 애월읍에 문을 연 아르떼 뮤지엄은 국내 최대 규모의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으로, 바닥면적만 4,600㎡, 최대 높이는 10m. 어마어마한 규모의 공간은 총 10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돼 미디어아트를 선보인다. ‘가든’, ‘플라워’, ‘비치’, ‘워터폴’ 등 자연적 요소를 따 이름 붙여진 각 공간에서 장엄한 미디어 폭포, 환상적인 꽃바람과 꽃비, 끝없이 펼쳐진 바다, 페이퍼 아트 라이팅 쇼 등 생생한 미디어아트를 경험시켜준다.

KT
Live on 360

이동통신사 KT는 지난 2018년부터 국내 최초로 4K 고화질 실시간 전송 방식을 적용하여 프로농구 KT 소닉붐의 경기를 360도 VR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양쪽 농구 골대 백보드와 중앙의 중계부스에 VR 카메라를 설치해, 마치 실제 농구 경기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듯한 생동감을 전한다.

SKT
창덕 아리랑

SK텔레콤은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 ‘창덕 아리랑(AR-irang)’을 출시해 증강현실을 활용한 고궁 관람을 가능케 했다. 스마트폰에서 앱을 작동시키면 ‘해치’가 나타나 금천교, 인정전, 희정당, 후원 입구 등 창덕궁 내 12개 관람 구역을 안내해준다. 휠체어를 탄 관람객에게는 계단이나 문턱이 없는 코스 중심으로 안내를 제공한다.

국립중앙박물관
디지털 실감영상관

2020년 5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선 디지털 실감영상관이 열렸다. 문화유산에 디지털 영상 및 증강현실 기술을 입혀 실감콘텐츠로 재현해 눈길을 끈다. 북한에 있는 ‘안악 3호 고분’ 등 고구려 문화를 재현하거나, 조선 시대 예술품 ‘태평성시도’를 8K로 구현해 실제로 보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