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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웃으면 내가 더 좋아~”
두근두근 카드 뽑기 게임으로
한 뼘 더 가까이
인천본부직할 인천전력관리처 지역협력부 이경희 대리 가족

글 류민정

한식, 양식, 제과제빵, 바리스타 자격증을 모두 갖춘 능력자 남편과 10년 만에 얻은 축복인 아들, 그리고 매력덩어리 반려견 똑강이까지. 늘 서로 주고 싶은 게 더 많은 이경희 대리 가족이 떠나는 아주 색다른 집콕 나들이.

특명! 레어 카드를 뽑아라

“이거… 실화예요?”
집에 도착한 선물을 살펴보던 이경희 대리의 아들 이레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크리스마스도, 생일도 아닌데 포켓몬 카드 한 장도 아니고 6박스나 선물 받다니 너무 행복해요!”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원래 사람을 만나고 여행 다니는 걸 좋아했던 이경희 대리 가족은 코로나19 이후로 바깥 활동 대신 요리가 취미인 다정한 남편 이성 씨를 중심으로 집콕 라이프를 즐기고 있었다. 특히 달고나, 탕후루 등 재미있는 간식거리 만들기와 유튜브에 폭 빠져 있는 이레를 위해 인터넷 방송을 보며 대화하고 직접 영상도 찍으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아이에게 맞춰 취미 활동을 하고 있지만 어른의 상상은 한계가 있으니까 이제는 뭘 하고 놀지, 하고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러다가 사보를 통해 아이와 함께 새로운 취미 생활을 배울 기회가 생겨 기쁜 마음에 신청했어요!”
이경희 대리 가족이 체험할 취미는 바로 ‘포켓몬 카드 게임’. 항상 포켓몬 카드를 하나씩만 사줬던 게 마음에 걸려 이번에는 6개의 대용량 포켓몬 카드 팩을 주문했다. ‘강화 확장팩 VMAX라이징’, ‘폭염워커’, ‘전설의 고동’, ‘확장팩 4탄 양천의 볼트태클’, ‘스타터 세트 VMAX 이상해꽃+거북왕’이라고 적힌 카드팩 이름을 의아하게 바라보는 엄마아빠와 기뻐하는 아들의 모습에 과연 재밌게 진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그야말로 ‘기우’였다.
먼저 남편 이성 씨는 이레가 포켓몬 카드 팩을 하나하나 언방식 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기록하기 시작했고, 이경희 대리는 아들과 본격적인 카드 게임에 들어갔다. 가지런히 놓인 카드 팩을 하나씩 개봉해가며 일명 ‘레어 카드’가 나오면 “오예!” “예쓰!” 등 다양한 감탄사를 연발하는 세 사람. “GX? V카드? 대체 이게 뭔데~” 라며 무신경하던 이경희 대리는 아이가 “와, 이거 진짜 대박! 레어 카드예요!”라고 소리치자 내심 뿌듯한 표정으로 카드를 들여다봤다. 그리곤 뱉은 한 마디, “이거 복권에 당첨된 기분인데?” 남편 이성 씨 또한 자신에게도 좋은 카드가 나오자 “역시 난 금손이다!”라고 환호해 온 가족이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함께 하는 오늘이 가장 큰 선물

“솔직히 아이가 좋아해서 포켓몬 카드를 많이 사주기는 했지만, 도대체 저 카드를 까보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왜 좋아하는지 잘 몰랐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정말 재밌는데요? (웃음)”
엄마의 말에 신이 나는지 이레는 얼른 마저 카드를 뽑으라며 재촉해 세 사람의 치열한 게임은 빠르게 마무리됐다. 게임을 진행하는 내내 이레는 미리 설치해둔 카메라를 보며 “안녕하세요, 이레입니다!” 하고 능숙하게 자신을 소개하고 유튜버 흉내를 내며 들뜬 모습이었다. “친구들이랑 놀 때도 재밌지만, 엄마 아빠랑 하니 더 재밌어요! 역시 제가 금손이었어요~”
20대에 입사해 5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기까지. 이경희 대리에게 한전에서의 24년이라는 시간은 누구보다 특별하다. 본사 안전관리실에서 노무처, 업무지원처, 해외사업처를 거쳐 현재 인천본부 전력관리처로 발령받기까지 다양한 업무에 적응하며 누구보다 성실하게 달려온 그는 이제 연고지 없던 인천을 제2의 고향으로 삼았다. 업무에서는 베테랑이 되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마음껏 놀지 못하는 아들과 시간을 보내는 건 여전히 숙제였다. 이경희 대리는 남편과 아들도 모두 지칠 즈음에 큰 선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항상 완벽한 아내, 완벽한 엄마가 되고 싶어 욕심을 부렸는데, 코로나로 인해 살을 맞대고 지내며 가족들에게 그저 행복한 안식처가 되어주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히려 마음을 내려놓고 오늘처럼 서로 같은 눈높이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더 중요하더라고요. 있는 그대로 남편과 아들을 받아들이고, 이해해주면서 ‘그냥 내 편’이라는 존재가 되어주고 싶어요.”
사는 동안 때로는 각자의 삶이 중요하게 여겨질 때도 있지만, 가족이라는 두 글자 안에서만큼은 누구보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똘똘 뭉친 이경희 대리 가족. 아이는 사랑을 배우고 부모는 아이의 마음을 배운 오늘의 이 시간이 마음속 깊이 남길 바라본다.

※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따라 인터뷰 및 사진 촬영은 '비대면 체험'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