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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여행을
준비할 때!

전나임 한전공대설립단 설립총괄실 차장

‘언제쯤 코로나19가 끝나서 여행을 갈 수 있을까?’ 요즘 주위에서 자주 듣고 저도 궁금한 질문입니다. 금방 사그라질 줄 알았던 코로나바이러스는 1년이 지났지만, 아직 우리의 삶을 좌지우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주변에 여행을 즐기던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일 년에 한두 번씩은 꼭 외국을 나가야 하는 사람부터 마치 인생의 목적이 여행인 것처럼 월급을 모아 여행에 쏟아붓는 삶을 반복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이런 이들에게 마음껏 여행하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은 마치 감금이라도 당한 것처럼 답답하기만 합니다. 지난해 말부터 이런 이들의 마음을 공략한 다양한 상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언제 갈지도 모르는 여행상품의 예약을 받고, 착륙지 없이 영공만 선회하고 돌아오는 ‘무착륙 비행’ 상품도 있습니다. 기내식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있다고 하니 여행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인 듯합니다.
저도 올해 계획했던 여행을 취소하고 나니 더욱 갈증이 납니다. 안 하는 것이 아닌 못하는 것에 대한 집착은 여행도 예외는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는 왜 여행을 좋아하는 걸까요? ‘면세점과 라운지가 좋아서’라고 답하는 사람도 있고, 비행기를 타는 것 자체가 좋은 사람, 새로운 경험이 좋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 이것만으로도 여행은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합니다.
어디를 가고, 무엇을 먹고, 어떤 경험을 할지 계획을 세울 때 그 설렘을 다들 한 번쯤은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떨림은 마치 사랑을 시작할 때의 그 마음과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단언컨대 여행이 좋은 이유의 절반은 떠나기 전, 그 설렘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여행’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고, 곧 백신을 맞고 떠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으며, 지금부터 필요한 경비를 모을 수도 있습니다. 직장에서 칼퇴근하듯 코로나가 ‘땡’하고 끝나면 바로 튀어 나갈 수 있도록 준비를 하는 겁니다.
갈 곳을 정하는 것부터 ‘고민의 즐거움’은 시작됩니다. 맛집을 검색하고, 다른 사람의 사진과 글도 살펴보고,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 보면 여행의 설렘이 고스란히 되살아납니다. 여유가 있다면 그곳의 역사도 공부해 보고 온라인으로 ‘랜선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습니다. 가끔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루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마법을 부려보는 것입니다.
재작년 아들과 단둘이 떠났던 여행이 가끔 생각납니다. 함께 가고 싶은 곳을 알아보고, 계획을 세우며 즐거워했던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여행은 떠날 때가 아닌 준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여행의 설렘을 만끽하고 싶은가요? 그렇다면 바로 지금이 여행을 준비할 때입니다.